봄을 부쳐 먹던 날, 화전遊記
벚꽃 대신 꽃잎을 올렸다어느 봄날, 바람이 유난히도 살갑게 불던 날이었다. 햇살은 말갛고, 공기는 달큰했다. 그런 날엔 꽃을 보러 나가는 대신, 꽃을 부쳐 먹기로 했다.쑥을 뜯고, 진달래를 따고, 조심조심 손끝으로 꽃잎을 펼쳤다. 화전은 말 그대로 '꽃을 지진 떡'. 찰떡 반죽을 동그랗게 펴고, 그 위에 꽃잎을 올려 살며시 눌렀다. 기름 두른 팬 위에 올리면, 꽃잎이 노릇하게 피어난다. 마치 봄을 팬에 얹어 굽는 기분이다.할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을 따라가긴 어려웠지만, 이 봄의 풍경은 내가 처음으로 만든 맛이었다.입에 넣으면 쫄깃하고 향긋했다. 진달래 향이 입안을 감돌고, 어린 쑥의 풋풋함이 혀끝을 맴돌았다.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그저 봄맛이었다.봄은 그냥 오는 계절이 아니었다. ..
2025. 4. 5.